지구상에 존대하는 생물종은 진화를 거듭해 왔다. 그 와중에 어떤 생물은 멸종하기도 하고 어떤 종은 살아남아 우리 앞에 있기도 한다. 무엇이 그 차이를 결정하는가. 진화에서 우월하기에 살아남는 것인가? 그렇다면 진화의 정점에 서 있는 우리 인류는 멸종하지 않는다는 뜻일까.
진정한 의미에서의 멸종은 과거 지구 역사속에서 다섯 번이 존재했고 종의 90% 이상이 소멸하는 초대형 위기였다. 소행성과의 충돌, 지각의 대규모 변동, 화산, 전염병 등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외부환경의 변화는 일종의 방아쇠일 뿐 진정한 원인은 생물다양성의 축소다. 다양한 종이 넓은 지역에 고루 분포해 있을 때 생물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며 인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생물 종을 줄이는 데 가장 앞장선 것이 인간이라는 것은 아이러니 한 일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이며 이후에 오게 될 여섯 번째 멸종 원인도 인간임이 확실하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공룡의 멸종은 운석충돌과 빙하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포유류가 살아남은 것은 공룡보다 진화에 앞서 있어서가 아니다. 종 다양성을 가진 포유류에게 마침 운까지 따랐기 때문이다. 종의 도태와 진화가 멸종의 백그라운드가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한방은 아니다. 종 다양성은 거대한 외부요인에서 종이 버틸 수 있는 기반이다.
이렇게 멸종의 위기에서 생명체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다양성에 있다면 그 다양성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안타깝게도 인간은 종다양성을 해치는 일등공신이다. 자연파괴 같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은 다른 종을 위협하면서 존재 할 수 밖에 없다. 매머드와 같은 큰 동물부터 작은 새들까지 대부분 생물 멸종의 원인은 인간이다. 수렵이 식량의 핵심인 시절, 인간의 사냥은 한 종을 충분히 멸종 시킬 수 있었다. 인간이 먹을 만한 거대 포유류만을 노렸다고 하지만, 한 종의 멸종은 생태계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쳐 다양성을 파괴시킨다. 다양성이 없어진 집단이 외부환경에 취약한 것은 앞 서 말한 바와 같다.
“과거 지질 역사에서 기록된 수천 가지의 멸종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그 멸종이 왜 일어났는지 확실히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5대 멸종 각각에 대해 무엇이 그들을 이끌었는지에 관한 몇가지 이론들이 있다. 또한, 그들 중 일부는 주목을 끌 만하다. 하지만 사실상 모두 이론일 뿐, 그 어느 것도 증명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섯 번째 멸종의 범인만큼은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 자신이다.”
생물 종의 보호는 동물해방이나 동물 복지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생물다양성의 고리가 끊어짐은 과거 공룡이 멸종된 것처럼 인간 멸종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몇 몇 식물종이 사라졌다고 해 보자. 그 생물이 암 치료 약이 될 수 있었다면? 혹은 식량문제의 해답이 되는 곡물이라면?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데 있어서 개인이 할 일이 그다지 많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생물 다양성의 가치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에 대한 관점을 가지게 되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 오는 10월 평창에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회의가 열린다.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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