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전셋집 인테리어] 지금이 아니면 예쁜 집에서 살 수 있는 기회는 절대 오지 않아.

슬슬살살 2014. 4. 22. 22:23

얼마 전 작은 아파트를 구하게 되어서 이사했다. 처음으로 갖는 내 집인지라, 이런 저런 것들을 하고 싶었으나 오래된 집을 멋지게 바꾸는 일은 상당히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이 수반된다. 와이프와 TV나 블로그에 나오는 멋진 집으로 탈바꿈 시키고자 몇 가지를 알아 봤지만 우리가 가진 여윳돈으로는 싱크대와 도배 정도만으로도 벅차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생각보다 직접 공사를 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예전에는 A부터 Z까지 개인이 알아서 하는 대공사 였다면 요즘의 DIY는 세분화 된 서비스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전등공사 전문 사이트라던지, 목재 가공 서비스 업체 같은 것들이다. 그렇게 돈을 아낄 요량으로 자료들을 찾아 봤고, 나보다 더 적극적인 와이프가 이 책을 덜컥 사들였다. 나름 이 바닥(?)의 바이블인 책이다.

 

 

이 책이 디테일한 DIY를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인테리어를 보는 안목은 패션만큼이나 개인차가 심해 책 한 권 덜렁 본다고 늘지 않는다. 이 책이 가장 큰 장점은 인테리어 DIY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는 것이다. 실제로 쉽든 어렵든 간에 이 책을 읽고(또는 보고)나면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다. 나도 김반장처럼 해보고 싶다해볼 만 해 보이는데라는 생각이다. 물론 둘 다 공허한 생각이라는 건 직접 해 보면 알게 된다.   

 

네 가지 파트로 구분되어 있는 데 Part 1에서는 김반장이 작업한 몇 가지 집과 방을 보여 주면서 가슴에 꿈을 부풀게 만든다. 파워블로거답게 쭉쭉 읽히는 글은 내가 쉽게 공사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메시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처럼. 인테리어 준비를 다룬 Part2는 복도 같은 파트다. 본격적인 인테리어에 앞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놓았는데 페인팅과 몰딩 처리가 주를 이룬다. 너무나 쉽게 써내려 갔지만…(이사한지 2주가 된 지금, 아직도 문 세 개는 페인트를 칠하지 못했다. ㅜㅜ)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Part3 4. 각각 리폼과 DIY가구라고 되어 있지만, 모두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김반장이 애용하는 작업들은 대부분 맞춤형 가구와 수납에 집중되어 있는데 인테리어의 핵심이 이것이 아닌가 싶다. 수납과 꼭 맞는 가구. 둘 다 굉장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DIY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이들이 이렇게 많은지도 모르겠다. 

 

결국, 김반장에게 설득 당하고 수많은 블로그에 감명받은 와이프와 나는 지난 10일 이사와 동시에 몰딩 페인트칠과 화장실 공사를 시작했고 아직 문짝 세 개는 미완으로 남아있는 상태가 되어 있다. 싱크대는 이번 5월 연휴에 하게 될 예정이지만, 가능하다면 사람을 써서 하고프다. 진정으로 취미가 있지 않고서는 도저히 정을 붙일 수 없는 작업들이다. 싱크대까지 완성이 된다면 정리해서 한번 포스팅 할 용의가 있지만 아직까지는글쎄다. 그리고 한가지 더. DIY가 활성화 되면서 반제품 시장이 엄청나다. 웬만한 유사 인테리어 제품들은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으니 혹여 네발을 달고서 DIY를 하겠다고 설치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더 검색해 보자.

 

이런 저런 말들을 많이 했지만 결국, 이 책의 포인트는 맨 앞 장. 프롤로그에 담겨 있다. 이 글을 읽고서 집안 꾸미기에 대한 사고를 바꿨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언젠가?대충?싫어요! 지금 잘 꾸미고 잘 살렵니다.

일단 지금, 바로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단 말입니다. 그래서 전셋집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 항상 그 놈의 돈이 걱정이지요. 인테리어 비용의 상당부분이 인건비니 직접 팔을 걷어붙이면 비용을 확 줄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떠날 집인데 들어간 수고와 비용이 아깝지 않느냐고요? 집 자체에는 최소한으로 손을 대고 이사 갈 때마다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에 돈과 노력을 들이면 되지요.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래, 늘 좋은 집에서 살기만을 꿈꿨는데, 왜 지금 하지 않는거지?’였다. TV에 나오는 멋진 집에서 사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돈과 재주만을 탓하면서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나도 시작해 보았지만 아직 결과물이 시원치는 않다. 그렇지만 적어도 집에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 지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생각 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책값의 몇 배는 남은 셈이다.

 

PS. 그나저나 앞으로 남은 작업들이 걱정이다아무리 해도 귀찮은 것과 주말에 놀러 가지 못하고 작업을 해야 하는 게 곤혹스러운 건 사실이다 

PS2. 일반적인 인테리어 책들과 달리 현실적인 제안들을 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전셋집 인테리어

저자
김동현 지음
출판사
미호 | 2012-09-15 출간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책소개
내 집이 아니라도 사는 동안은 멋지게! 내 스타일로! 처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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