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어른들이 동화를 읽을까?
치열한 출판 시장 속에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가볍지만 울림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삶을 다시 돌아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런저런 교훈을 전혀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잠시라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거나 머리 속을 가볍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런 류의 책은 점심시간의 낮잠 같다.
목적이 있는 목표를 세우는 삶
살면서 목표를 가지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듣는다. 그런데 목표가 과연 직업인 것일까? 변호사라는 목표를 정하면 그것으로 행복에 가까워 지는 것일까? <난쟁이 피터>는 비록 가상이지만, 주인공의 중요한 멘토로 등장하는 하버드 대학교의 앤서니 그랜트 교수는 실존 인물이다. 저자는 이 실존 인물이 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책을 자신의 책의 중요한 주제로 삼는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목표를 세워야 하며 그 목표는 돈을 많이 벌겠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등의 목표는 개인적인 욕망이 만들어 낸 헛된 목표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그 목표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인생의 빈 공간이 채워지지 않을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목적이 있는 목표를 세울 것, 그리고 그 목적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두 가지의 조언이 이 책의 주제이자 행복을 찾기 위한 나침반이다.
뉴욕의 가난한 택시 운전수가 변호사가 되기까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피터 홀은 키마저 작아 주변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된다. 늘 어머니가 사랑으로 감싸 주지만 콤플렉스로 가득 차 비뚤어진 학창시절을 보낸다. 도서관에서 만난 크리스틴 선생님이 피터에게 좋은 책들을 권해 주며 올바르게 인도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불우의 사고로 어머니가 죽고, 주정뱅이 아버지는 경찰에 끌려가면서 피터는 노숙자가 되었다가, 겨우 택시 운전하는 일을 얻는다. 우연히 크리스틴 선생님을 만나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같은 노숙자 출신인 미셸이 선물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읽으면서 피터의 인생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피터의 택시에 타게 된 윌리엄 프랭크 교수와 연을 맺고 <행복>에 대해 깊이 공부하게 된 피터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변호사’라는 삶의 목적을 세우고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간다. 피터의 엄마가 그토록 원했던 자이언트 피터가 된 것이다.
“저를 바꾼 것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목적의 힘’이었습니다. 그 힘은 나(ME)를 뒤집어 우리(WE)를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가난은 참 많은 면에서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인생을 좌우할 만한 결정적인 변수는 되지 못합니다….(중략)….하지만 목적이 없다면 삶은 확실하게 엉망이 됩니다. 반대로 삶의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땀 흘려 노력하면 누구나 자기 삶을 빛나게 가꿀 수 있습니다.”
피터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이 책에 소개 된 두 가지 아이템은 실존하는 것들이다. 앞서 소개 했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와 피터가 택시 안에 비치해 두었던 <드림카드>가 모두 실재하는 것들이다. 택시 안에 50가지 낱말을 적은 카드를 비치해 주고 손님들에게 그것을 뽑게하는 드림카드는 시카고의 매튜라는 택시기사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 카드로 피터의 택시는 힐링택시로 거듭났다.
목적이 있는 삶을 산다는 것
몇 가지 우연의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의 메시지는 하나다. 목적이 있는 삶. 목적이 있는 삶이 무엇인지는 어렴풋하게나마 감이 온다. 그러나 이 책 한권으로 그간 살아온 목표 지향적인 삶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진정한 행복과 삶의 목적에 대해 짧게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독서였다. 과연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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