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사는 사람이 바보다

슬슬살살 2014. 11. 2. 21:31

◆ 마음먹고 찍어내는 불쏘시개
원제는 <Mastering Self-Leadership>이다. 제목에서부터 워크북 느낌이 확 꽅히는데 이걸 <바보들~>로 의역해서 내는 건 지금까지도 사용되는 북 마케팅 중 하나이다. 그리 고급스러운 수법은 아니지만, 중박 이상이 터지는 한개에 묻어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홍대리 시리즈가 있다. 이 얘기를 가장 먼저 하는 이유는 자기계발서의 허상을 먼저 말하고 싶어서이다. 리그베다 위키에서 '불쏘시개' 항목을 검색해 보면 자기계발서가 한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크게 반박할 수가 없는 것이 한국에서의 자기계발서라는 건 진지한 연구의 결과물이 아니라 영적인 지침서이거나 기획에 의한 조언서에 불과해 <좋은생각>만도 못한 것들이 대다수이다. 아쉽지만, 이 책도 마찬가지다. 자기 계발서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저술이어야 함이 첫번째다.(그래야 본을 받지) 구글에서 이 책의 저자를 검색해 보자. 과연 유명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만한 사람인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욕은 여기까지. 어쨌든, 제목이나 저자에 연연해 하지 말고 셀프 리더쉽을 중심으로 이 글을 살펴보자. 혹시 건질 거리가 있는지도 모르니까.

 

◆ 공허한 셀프 리더쉽
이 책이 출간 된 2000년대 초반은 <시크릿>의 알 수 없는 성공으로 인해 계발서 열풍이 불어닥치는 때였다. 수많은 계발서들이 기획없이 번역되어 서점가에 올라왔으며 대충 틀만 잡혀 있으면 기본적인 매출은 나올 때였다. 그러면서 해외의 다양한 리더쉽, 처세술 개념이 한국에 넘어왔는데 셀프리더쉽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마인드를 다스린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셀프 리더쉽은 지금까지 살아있는 개념이기도 하기는 하지만 이게 궂이 책으로 배워야 할 성질인 건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면 스스로에게 보상하고, 미치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벌을 줘라. 주변 환경을 관찰해서 자신이 실패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라 따위의 조언들은 정작 지금은 고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개념들이다. 내재적 보상이라는 어려운 말로 현혹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을 즐겨라 따위의 조언은 정말이지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리고 싶다.

 

◆ 단순한, 허술한..
물론이지, 당연한 말들도 글로 읽고 나면 가슴에 새겨질 때가 있다. 좋은 시구절이 그렇고 수많은 고전들이 그렇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나 <성공의 법칙>과 같은 책들은 계발서이면서도 구체적인 생활방안을 제시하는 매뉴얼이자 워크북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류, 조악한 번역, 단순한 마인드 컨트롤 기법을 옮겨 놓은 허술함이 지배하고 있는 이런 책들은 불쏘시개임을 확언할 수 있다. 최근에도 이런저런 계발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계발서들이 범람하는 데에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의 강박이 현대인들에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막상 슬프다.

 

PS. 저자와 역자, 그리고 출판사에게: 당신들은 최선을 다했을까?,

 

 


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저자
CHARLES C.MANZ 외 지음
출판사
한언(주) | 2001-05-2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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