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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눈뜰 때]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먼 길 님이 오시는가

고아원에 버려져 자라고 성폭행과 원치 않는 출산, 백혈병까지 걸리는 비운의 여인 서희와 그녀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베푸는 고아원 운영자의 아들 세준, 세준에게 질투를 느껴 서희를 빼앗으려는 재벌가의 서자 민혁의 이야기다. 내용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 소설이다. 최루성 멜로물, 가 공전의 히트를 친게 2000년이다. 그때의 한국은 정말이지 매일같이 울고 싶었나보다. 삶에 지친 아버지의 초상을 그린 를 필두로 수많은 영화와 소설이 있는 눈물 없는 눈물을 짜내던 시기다. 아마 IMF로 인해 우울해진 세상을 눈물을 흘리지 않고 버티기 힘들었나보다. 우리는 슬픈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야.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을 뿐이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랑일지라도. 의 작가 조창인은 97년 를..

[더블] 그저 충실하게, 뒤는 생각하지 않고

side A: 근처 / 누런 강 배 한 척 / 굿바이, 제플린 / 깊 / 끝까지 이럴래? / 양을 만든 그분께서 당신을 만드셨을까? / 굿모닝 존 웨인 / 축구도 잘해요 / 크로만, 운 side B: 낮잠 / 루디 / ??(龍+龍+龍+龍) / 비치보이스 / 아스피린 /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 별 / 아치 / 슬(膝) 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작품이었다. 이렇게 재기발랄하게, 배꼽 잡게 웃기면서도 인생에 대한 고찰을 담아내는 방식은 그의 선배들보다 어깨에서 힘을 뺐지만 진중함은 뒤지지 않았다. 비슷한 세대의 김연수 작가나 김영하 작가도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지만 박민규 작가는 약간은 기인처럼, 약간은 도사같은 느낌이다. 자유분방한 그의 스타일은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박민규 작가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