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8

[더 포스트] 평범한 중년 부인의 윤리적인 결단

언론이란 건 엄청난 양면성을 가진다. 우리나라에서는 권력에 빌붙어 사는 기레기로 대표되기도 하다가 특정 사안에서는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 편에서는 광고주의 멱살을 쥐 흔들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목숨을 내 걸고 전쟁터에 나가기도 한다. 우리 나라만 그런 건 아니어서 언론 선진국인 미국도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 같은 정론지가 있기도 하고 그의 백배에 가까운 황색지가 즐비하기도 한다. 언론이 이런 특성을 가지는 이유는 언론이 민간의 영역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예술을 하고 싶다고 대중을 외면해서는 가난해지며 그렇다고 대중에 너무 붙으면 크레이이티브가 떨어지는 예술계와 비슷한 맥락이다. 한 편에서는 탄탄한 벌이가, 한 편에서는 참 언론의 자세를 견지한다는게 쉽지만은 않을 터이다. 캐서린의 첫 ..

영화 삼매경 2020.11.18

[말레피센트] 새로운 마녀 츤데레의 발견

맙소사. 이 영화가 이런 영화였다니. 솔직히 포스터만 보고 눈의 여왕을 떠올렸다. 흰 배경의 안젤리나 졸리가 매력적이었지만 애들이나 보는(?) 판타지일꺼야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미루고 미루다 딸내미의 등쌀에 IPTV를 통해 접했는데 이건 간만의 대박 영화다. 원래부터 원작을 비트는 방식의 재창작물을 좋아하는데 이건 아이가 좋아하는 디즈니의 프린세스물-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가족끼리 누워서 볼 수 있었다. 말레피센트는 인간에게 배반당해 틀어박힌 요정의 아이. 우정을 나누던 남자아이가 출세를 위해 말레피센트의 날개를 잘라간 이후 복수를 위해 그 남자의 아이에게 저주를 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게 걸린 물레의 저주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가지 흥미로운 비틀..

영화 삼매경 2020.03.04

[엑시트] 더하거나 뺄 것 없이 깔끔한 재난 코메디

확실히 한국 영화 수준이 올라갔다. 한국에서 코메디물은 꽤 안전한 방식의 제작으로 여겨졌다.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와 웃기기만 하면 어느정도는 용서가 되는 장르의 특성상 망해도 적게 망하고 터지면 꽤 짭잘한 관계로 높고 낮은 다양한 코메디의 시도가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 이 초대박을 터트리면서 이제 잭팟까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엄밀하게 따지면 는 재난물이지만, 거의 5분에 한번 꼴로 시도 되는 개그요소는 이 영화를 코메디물로 분류하게 만든다. 화학 회사에서 해고된 누군가가 회사에 복수하기 위해 유독가스를 터트리고 자살한다. 이 가스는 조금만 흡입해도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최고 수준의 극독물. 공기중에 가라앉는 물질 특성으로 시간이 갈 수록 촘촘하게 도시를 점령해 나간다. 이로 인해 고립된 가족을 ..

영화 삼매경 2020.02.25

[닥터 두리틀] 소년이여, 모험을 떠나라

동물과 말을 할 수 있는 의사, 두리틀.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책 중 하나다. 그런데 무슨 내용이었더라? 아무튼 이 영화는 2가지에서 좋았다. 일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종료 이후 남아있는 고뇌하는 히어로의 모습을 지워버릴 캐릭터의 등장이다. 허세 가득한 미치광이 천재의 모습은 아이언맨과 비슷하면서도 멋지다는 느낌은 적어서 괴리감 없이 아이언맨을 지울 수 있었다. 두번째는 동물. 호랑이부터 기린, 날다람쥐, 오리에 용까지 다양한 동물의 등장이 아이와 함께 볼 만한 영화로 최적이다.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기 때문에 스토리상의 핍진성을 강하게 따질 필요는 없다. 둘리틀은 뛰어난 수의사로 동물과 말을 할 수 있고(이건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연구해서 배웠다는 설정이다.) 과거 영국을 구해 낸 적이 있어 ..

영화 삼매경 2020.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