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두근두근 일상생활 121

연말 연초 살 빠질 새 없는 홈술 시리즈

어딜 나돌아다니지 못하니 부쩍 시켜 먹는게 늘어났다. 그래서인지 이제 특별하고 맛있는 것들도 온라인에서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요즘 와이프가 미친듯이 사재끼고 있는 통영 굴. 하루면 알굴, 석화가 통영에서 도착한다. 3~4명이 배터지게 먹을 분량이 3~4만원 수준이니 가성비 하나는 최고다. 그리고 얼마전 겨우 구해 먹은 곰표 밀맥주. 독특한 과일향이 일품이다. 요즘, 이렇게 독특한 맥주, 막걸리, 소주들이 잔뜩 나와서 먹을게 너무 많다. 이건 이번 출장에서 구해 온 슈톨렌. 나름 독일빵의 장인이 있다는 남해 독일빵집에서 공수해왔다. 속 안에 말린 무화과와 견과류가 잔뜩 들어있는게 특징이지.. 와인 역시 마트마다 할인 천지다. 남은 굴로 만든 전과 함께 먹다 보면 웬만한 술집보다 낫다. 양갈비를 버..

지리산 어탕국수 - 행주산성 Only one

서너달이면 한번씩 생각나는 행주산성 최고의 맛집. 지리산 어탕국수. 매운걸 먹지 못하는 아이가 먹을만한 메뉴가 없고 시간을 잘못 맞추면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쉽사리 가기가 어렵다. 합정에 생겼다기에 가봐야지 하고도 미루다가 오랜만에 시간이 맞아서 행주 본점으로 갔다. 코로나로 많이 바뀌었다. 다닥 다닥 붙은 좌식 식탁들은 의자로 싹 바뀌었고, 손님도 꽤 많다. 찜기를 공통으로 쓰던 만두 메뉴는 메기 장떡으로 바뀌어 있었다. 오랜만에 보글보글대는 어탕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다. 맛은 그대로인데 양은 좀 줄었다. 그 대신 밥을 무한제공한다고 하지만 살짝 설익은채 열로만 익어가는 꾸득꾸득한 면의 맛은 사라져 버렸다. 기다리면서 보니 합정에 있는 게 분점은 아니란다. 아마 어탕국수가 보통 명사다 보니 도용을 당한..

[연남동 포가레] 도가니로 만든 쌀국수

와이프와 연남동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곱창쌍국수라는 표현 때문에 어? 이거 뭐지? 하고 들어온 가게. 마침 며칠 전 곱창쌀국수라는게 있대, 맛있대, 매캐한 느낌이래 하는 말을 나눴었는데 저녁시간에 맞춰서 등장하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샛노란 벽지가 이국적인 느낌을 더해주는 기분 좋은 식당이다. 대표메뉴가 세가지다. 곱창, 닭, 도가니. 곱창과 도가니를 시킬 수 있는 세트를 시키면 분짜와 반세오중 하나를 준다. 맛본 적 없는 반세오로 선택하고 기다린다. 손님이 오기에 이른 시간이어서 음식이 금새 나오는데 포스가 심상찮다. 서빙하기 전 갑자기 토치에 불을 붙이더니 불맛을 입힌다. 눈 앞에서. 그런데 결과물은 썩 좋지 못한지 느끼한 맛이 너무 강하다. 도가니는 기가 막혔는데 우리 도가니탕과 크게 다르지 않..

[망원동 밀면집]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 싹~

아름다운 가게에 물건을 기증하고 시장이나 둘러볼까 하고는 망원시장에서 늦은 점심을 청했다.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 시원한 거 없을까 하다가 발견한 '밀면집'. 재미있게도 가게 이름이 '밀면집'이고 꽤 알려진 곳인지, 더워서인지 웨이팅이 조금 있다. 20분 정도 줄을 서고 존재하는 메뉴 전체 주문! 비빔+물+삼겹+만두까지... 만두는 평범하지만 밀면과 삼겹의 조화는 비범하다. 달짝찌근한 밀면 국물에 온몸이 시원하다. 부산에서 먹은 것과 비슷하지만 밀면이 그렇듯, 누구나 아는 그 맛이다. 부산의 맛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는게 장점이라면 장점.

[증산역 연안정육식당] 레트로와 가성비를 한방에 해결한 소고기집

증산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정육식당이 하나 있다. 연안정육식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간판도 촌스럽고 외형적으로는 시장에 있는 나이 많은 분들 약주하는 곳처럼 생겼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미국산과 육우를 섞어서 쓰는데 900그램 모둠이 5만원이니 소고기 치고는 어마어마하게 싼 가격이다. 모둠을 시켰더니 차돌박이와 등심, 갈비살이 골고루 섞여서 나온다. 아무래도 저렴함으로 승부하는 곳이라 최고급 고기를 쓰지는 않지만 후추를 많이 써서 잡내가 나지는 않는다. 정말 시골 시장에서 먹는 정겨운 맛이다. 무한리필되는 곰탕은 어린시절 한그릇씩 말아먹던 맛 그대로다. 이것만 가지고도 밥 한공기는 금방 먹겠다. 반찬도 정갈하고 주인 되시는 분도 친철하다. 모든게 마음에 드니 허름한 가게의 분위기 조차도 레트로..

돈가스 당길 때에는 홍익!

구파발쪽으로 빠져 나가는 길에 있어서 드라이브 하는 느낌도 나고 주차도 편리해 서너번 찾은 돈가스 맛집, 홍익 돈가스. 프랜차이즈지만 웬만한 개인 식당만큼이나 독창적인 맛을 유지하고 있다. 돈가스도 돈가스지만 볶음우동과 파스타도 맛이 준수하다. 가격은 더 착하고. 점심시간이면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많으니 움직이려면 조금 일찍 다닐 것!

[리틀파파] 생각보다 평범한 쌀국수 / 2019.12.29

블로그 개편하고 첫 글이다. 거의 5~6년만에 블로그가 개편 된 듯 하다. 안그래도 좀 식상한 면이 있어서 언제쯤 고쳐질까 했는데 모바일도 최적화 된 것 같고 꽤 그럴싸 해 졌다. 그덕에 이전 글들의 사진들이 좀 깨졌는데... 슬슬 고쳐 나가면 되겠지. -- 작성하고 보니 이전날짜로 발행하는 기능이 사라져 버렸다. 덕분에 사진 정리가 좀 밀려도 마음이 편했는데.. 와이프가 얼마 전부터 허리가 아프다 해 신촌에 있는 병원에 갔다가 찾은 쌀국수 맛집, '리틀파파'. 이른 시간이라 다른 곳들은 한산한데 이곳만 웨이팅이 있다. 분짜와 쌀국수 모두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거기까지. 솔직히 미분당이나 연남소이가 훨씬 나은 듯 하다. 다른 후기를 찾아보니 초심이 변했다는 얘기가 있는 듯.

[손가네 빈대떡] 학사주점에서 평범한 막거리 한 잔

서울랜드에 다녀왔는데도 저녁이 늦지 않았다. 무얼 먹을가 고민하다 막거리네 빈대떡으로 결정하고 명지대 앞으로 고고. 안타깝게도 와이프가 맛있다고 하던 전집은 주말에는 쉰단다. 마침 인근에 있는 또다른 전집 '손가네'로 향했는데.. 가성비는 좋은데 맛은 평범하다. 특별히 친절하거나 분위기가 그럴싸하지도 않고.. 물론 옛날 학사주점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이젠 그런 분위기를 추억처럼 즐기기에도 너무 늙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