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건 없다. 비틀즈의 미발표곡 중Route7이라는 곡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김연수는 소설의 마지막에 이를 밝혔는데 그 내용이 특이하다. 여기에 나오는 비틀즈의 싱글은 제가 아무리 찾아봤지만 이 세상에는 없었습니다. 혹시 구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마시길. 도대체 있다는지, 있었다는 건지 모호한 문장이다. 7번 국도는 그런 소설이다. 작가의 젊은 시절의 인상주의 풍의 그림처럼 관념적으로 다루고 있다. 완전한 망각이란, 사랑 안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의 보존. 그러니 이 완전한 망각 속에서, 아름다워라. 그 시절들. 잊혀졌으므로 영원히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기억의 선사시대. 이제 우리에게는 그 시절의 눈이 없지. 그 시절의 귀와 입과 코가 없지. 스무살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너무나 끔찍한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