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435

[한강 수영장 - 망원지구]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저렴한 수영장

서울에 30여년간 살면서 한강 수영장은 처음이다. 태안에 다녀오는 길에 못다한 물놀이가 아쉬워 잠깐 들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서 깜짝 놀랐다. 저가시설 특유의 지저분함과 바바글한 인파를 떠올렸었는데 이게 웬 걸? 인파도 적절하고 편의시설과 자리도 꽤 좋은 편이다. 외부음식도 자유로운데다 파라솔, 자리에 대해 부지런함만을 요구하기 때문에 공평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이 더럽지 않냐라고들 하는데 웬만한 워터파크가 다 거기서 거기다. 다른 곳에 비해도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으로 보인다. 물론 인파가 한풀 꺾인 8월 중순임을 감안해야 겠지만.. 바로 옆으로는 성산대교가 지나가는데 도심 한복판에서 수영을 하는 듯한 느낌도 꽤나 묘하다. 한쪽에서는 수영을 시원하게 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바쁜 도시생활이 이뤄..

[방포해수욕장] 맛조개 하나 못 캐도 즐거운 2014년 마지막 바닷가.

◆ 2014년 마지막 물놀이. 교통지옥을 뚫고 서산으로 GO!GO! 2014년 8월15일은 금요일이다. 광복절과 주말이 겹친 황금 연휴가 여름 끝물과 맞물린 시너지는 엄청났다. 전국의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되어 버렸고 우리가 방문하는 서산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30여년만에 한국을 방문한 교황께서도 이곳을 오신다 하시니 추석 저리가라 할 정도의 교통체증이었다. 6시간의 사투끝에 도착한 숙소는 뜨악한 모습이었지만 5분 거리에 있는 방포해수욕장은 무언가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우리는 사람이 없는 쪽과 많은쪽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3시경의 방포해수욕장은 물이 들어오고 있는 중이어서 이렇다 할 갯벌 체험을 하지는 못했다. 밤시간을 기약하며 바다위에 채은이의 배를 띄울 준비를 한다. 날씨는 살짝 흐..

[안성 팜랜드]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농장체험 테마파크

◆ 테마파크에 수영장이 공짜 옵션?! 농협에서 운영하는 안성 팜랜드는 농장을 주제로 하는 테마파크다. 가축에게 먹이주는 체험 등을 하게 조성된 곳인데 아직 콘텐츠가 부족하고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인지 여름한정으로 무료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히트를 친 모양인지 각종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다. 수영장이 주 프로그램이고 농장프로그램은 부수적인 것 처럼... 내려올 때만 하더라도 비 소식에 '수영장은 안가도 좋다' 하는 마음으로 내려와 봤는데 의외로 날씨가 너무 좋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긴 했지만 후덥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던 것. 아직 남아있는 나무그늘 자리에 잽싸게 돗자리를 깔고 옷을 갈아 입었다. 늦여름이어서인지 오전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계속해서 입장이 ..

[국립현대미술박물관-과천관] 자유로운 촬영에 놀라고, 공짜라서 더 놀라고.

미술 맹인이기는 하지만 가끔씩 미술 전시회에 가고는 하는 부부다. 허영심이라기 보다는 이해하고 보고 느끼고 싶은데 충분히 그러지 못하는 무지에 대한 안타까움의 발현이랄까. 와이프 지인의 결혼식에 갔다가 좋은 날씨에 집으로 오기가 뭐해 가까운 과천으로 향했다. 한참을 걸려서 차를 대고 야외조각상들이 늘어서 있는 광장을 지나자 우리나라 같지 않은 풍광이 펼쳐진다. 푸른 산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낮지만 웅장한 건물. 과천 현대미술관이다. 어디로 갈지 몰라서 잠시 매표소에서 두리번 거리니 대부분이 무료란다. 오잉? 미술관이 무료라고? 매번 에서 하는 기획전시를 주로 가다보니 입장료가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상설전시는 대부분이 무료다. 일부 기획전에 한해서 돈을 받기는 하지만 그것도 3천원부터 6천원 정도..

[별난물건 박물관&롤링볼 뮤지엄] 정동 한복판에 있는 특이한 녀석들의 집합소

정동길 입구쪽 경향아트홀을 난타 공연장으로 많이 알고 있는데 2층에 특이한 박물관이 두개 있다. 과 인데 규모가 작고 조악한 면이 있지만 잠깐 시간을 때우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1인당 입장료는 8천원. 두 개를 묶은 패키지는 1만1천원이다. ◆ 별난물건 박물관 먼저 입구에서 인증샷 한번 찍고~~ 이름만 들어서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 특이한 물건들을 전시해 놓은 곳 같기는 한데.. 사진을 보면 이해가 빠르다. 짜잔.. 이런곳이다. 왼쪽 사진은 지하철에서 잠을 잘 수 있는 모자이고, 왼쪽은 스파게티를 먹기 쉽게 해주는 포크다. 이제 감이 좀 온다. 이곳은 필요성 보다는 괴짜들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제품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전시품은 만져보거나 써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동촌한우 소머리국밥] 한우 푸짐하게 들어간 소머리국밥

원래 기사식당이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연남동에는 기사식당이 유난히 많은 편인데 오늘따라 아침부터 갈만한 곳이 없을까 하다가 평소 찜해 두었던 소머리국밥집을 찾았다. 나름 맛집이라 소문이 나서인지 11시경에 도착했는데도 꽤 사람이 있는 편이었고 여행을 온 것처럼 보이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기사식당이어서인지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도 꽤 있다. 주력메뉴인 소머리국밥은 그 고기 양부터 맛(특히 육질)이 모두 만족스럽다. 고기가 어찌나 많이 들어가는지 그릇 절반이 고기다. 국물도 진하게 우려져 있어 세살배기 딸아이도 잘 먹는다. 가끔 뜨끈한 국물이 그리우면 종종 오게 될 것 같다.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고 주차도 편리하다. 가격은 8천원.

[란주탕슈] 꿔바로우가 일품인 사천요리 전문점

이대역에서 이대 입구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좁은 차로 양 옆으로 포장마차가 잔뜩 늘어서 있다. 나름대로 이대의 거리 먹거리를 대변하는 곳들이고 최근에는 중국 관광 특수로 포장마차뿐 아니라 좌우측의 식당들은 모두 호황이다. 이렇게 번화한 곳이지만 길가에 있는 좁은 골목계단을 두세칸만 내려가도 전혀 다른 곳이 있는데 바로 이 가 있는 골목이다. 좌우에 떡볶이집, 일본식 우동집 등 3~4개의 가게가 도란도란 모여 있는데 골목이 후줄근해 보여 선뜻 발이 가지 않는 곳인데 는 그중에서도 맨 안쪽에 위치해 있다. 늦은 점심과 이른 저녁의 중간쯤의 시간, 가게 안은 한산했고 주방장 아저씨는 무협지를 열독중이다. 맵기로 유명한 사천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고 특이하게 도삭면을 사용한다. 오늘따라 매운 음식은 별로여서 ..

[피노키오 뮤지엄] 박물관은 원래 어른을 위한 공간이다. 그게 동화를 가지고 만들었어도..

지난주에 여행을 다녀와서 꽤 피곤한데도, 절대로 주말을 집에서는 보낼 수 없다. 어딘가 가야 마음이 편해지는 장돌뱅이의 피가 흐르는 우리.. 가까운 곳을 찾다가 파주의 출판단지를 찾았다. 쨍한 날씨에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더운 한여름 날씨다. 오늘 여기 온 목적은 바로 여기!! 피노키오 뮤지엄에 오기 위해서다. 피노키오 뮤지엄은 말 그대로 피노키오에 대한 모든 걸 모아 놓은 곳이다. 그깟 애들 동화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피노키오는 전 세계적으로 유난히 매니아가 많은 동화중 하나다. 그야말로 수많은 2차 창작품들이 쌓여 있는데 여기는 그런 것들을 잔뜩잔뜩 모아 놓은 곳.. 저 뒤에 있는 그림도 모두 진품이다. 저 뒤에 있는 포스터들 역시 각국에서 상영된 피노키오 만화의 포스터들이다. 하나..

[신촌 옥루몽] 36년만에 처음 만난 '진짜' 팥빙수

한 3년 전부터 신촌주변으로 진짜 좋은 '팥'을 사용한다는 빙수 전문점이 눈에 띄게 늘었고 현재 진행중이다. 그 전까지 빙수란 건 제과점과 커피숍에서 파는 제품중 하나였고 '아이스베리'같은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생과일빙수 같은 걸 취급했었다. 그런데 우리 전통식으로 팥을 직접 쑤어서 맛을 낸다는 집들이 등장했으니 얼마나 궁금했을까. 벼르고 벼른 것까지는 아니지만, 우연찮은 주말 '저기나 한번 가볼까'하는 와이프의 말이 내심 반가웠다. 그래서 간 곳이 신촌의 이다. 전통성을 강조한 인테리어지만 실제로는 10년도 안된 걸로 알고 있다. 아무튼 맛은 어떨까. 이건 정말 신세계다. 그동안 먹었던 빙수는 잊어라. 먹어보면 지금까지 먹은 팥이 가짜였다는 것을 진심 느낄 수 있다. 저 얼음가루가 모두 우유를 갈아서 ..

[세부여행 4일차] 마무리는 시내관광지로..

◆ 마젤란 십자가 & 산토니노 성당 세부의 마지막 일정은 시내의 유적지 몇개를 둘러보는 것이다. 오전 시간을 관광으로 보내고 3시에 떠나는 비행기를 타면 짧기만 했던 이번 여행이 마무리 된다. 아침부터 일찍 찾은 곳은 마젤란의 십자가 유적이다. 산토니노 성당과 세부시청 사이에 있는 작은 건축물 안에 600년 된 나무 십자가가 있다. 역사적으로 외침이 심했던 필리핀이고, 그 외침중 하나가 마젤란의 방문이다. 선교로 시작해서 약탈로 끝나는 서양식 제국패권주의가 필리핀에도 미쳤었고 종교라는 신성한 형태로 접근했지만 그 결과물은 피폐해진 필리핀의 모습이다. 지금 사진의 십자가는 가짜이고 그 안에 진짜가 있다고 하는데 그 가짜마저도 보수공사중이다. 그런 와중에 진짜가 저 안에 남아있을가? 하는 생각이 든다.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