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435

[파주 북소리축제 2014] 책 쇼핑이 전부가 아니라고. 이건 하나의 의식이야.

벌써 4년째다. 파주 북소리축제를 찾기 시작한 게. 2012년을 빼 놓고 총 세번을 방문했으니, 이제는 축제를 한다 하면 자동적으로 일정을 빼 놓는다. 처음 갔을 때만 하더라도 북바자 정도였던 북소리축제는 나날이 규모가 커져서 이제는 엄청난 인파가 방문하는 행사가 되어 버렸다. 덕분에 예전 한적한 느낌이 사라져 버린 점은 좀 아쉽다. 북소리 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책들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이지만, 온라인에서 중고서적까지 살 수 있는 마당에 궂이 싼 장터만이 목적은 아니다. 출판단지만이 가지고 있는 고풍스러운 아름다움. 아무리 사람이 붐벼도 여유로운 풍광에서의 산책이야말로 매년 이곳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여기에 이런 저런 책들을 둘러보는 맛까지 더해지니, 그 어찌 좋지 않을 소냐.. 매년 오..

[한강공원 망원지구] 선선한 공원에서 당일치기 캠핑놀이

선선한 가을에 찾아온 꿀맛같은 연휴다. 워낙에 노리는 사람이 많았던지라 외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모두 가득하다. 요 근래 너무 많이 놀았던지라 이번 연휴만큼은 집 근처에서 단촐하게 보내기로 한다. 그 중 첫번째 프로젝트가 망원지구 그늘막 놀이다. 살짝 추울까봐 걱정했는데 낮에는 아직 따뜻한 편이다. 사람도 별로 없고, 피자 한판 사가서 먹고 뒹굴거리니 신선이 따로 없다. 채은이는 옆의 강아지 훈련 모습에 넋이 나갔다. 올해는 많이 못 써 봤지만 내년에는 종종 나와서 책도 보고 공놀이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 (도대체 몇번째야?!) 어두워진 후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꽃놀이를 기다렸다. 나 말고도 그걸 노렸던 사람이 꽤 많았던지 7시가 넘어가자 온 주차장이 차로 뒤덮였다. 그늘막을 신나게..

[남해여행 - 3일차]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

남해에 내려온 지 벌써 3일째,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다. 숙소를 나와 남해를 벗어나기 전, 갓길에 있는 커피하우스에서 모닝커피를 한잔 했다. 무명 시인이 자기 시집을 걸어놓고 아내 되는 분과 함게 남해바다에서 커피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모습이 예뻐보인다. 커피맛도 좋고.. 이런 분위기도 이제 마지막이라니 엄청 아쉽다. 남해로 내려올 때 여행의 시작이었던 남해대교가 이제 여행의 끝을 알린다. 여기만 건너면 하동으로, 청학동이 있는 산골짜기 마을이다. 우리는 올라가는 길에 이곳에서 열리는 코스모스·메밀꽃 축제에 들를 예정이다. ◆ 북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 깜짝 놀랄 만큼 북적이는 경남의 대표축제 이 축제는 별 생각 없이 들른 곳이다. 지역의 작은 꽃축제겠거니, 하고 서울로 가는 길에 간단하게 들를 요..

[남해여행 - 2일차] 금산과 보리암, 미국마을과 다랭이마을까지...

어제 꽤 과음을 했는데 9시도 전에 눈이 떠진다. 창문밖 강한 햇살에 절로 눈이 떠진 모양인데 전혀 피곤하지가 않다 운전에 꽤 빡센 일정을 소화했는데도 멀쩡한 건 역시 남해의 공기 때문일까. ◆ 미조항: 아침의 항구, 싱그러운 비릿함 아침 식사 전에 미조항을 가볍게 돌아봤다. 어젯밤과는 사뭇 다른 냄새다. 밤새 조업한 멸치잡이배가 들어오고 있는 항구는 바쁘지만 조용하다. 한창 철이 아니어서 그런지 두서너척의 배가 작업중이고 산더미처럼 쌓인 멸치 주변에 작업하는 사람은 서넛뿐이다. 미조항에서는 짠내음도 없고 비릿내도 미미하다. 흔히 볼 수 있는 썩은내 나는 물웅덩이도 없다. 멸치들은 네모 반듯하게 얼려져 있거나, 산더미처럼 쌓인채로 도매상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바닥 역시 깨끗해서 일반 건물의 내부 같은..

[남해여행 - 1일차] 충렬사와 남해대교,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

청명한 가을날씨. 어디론가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금요일 하루를 휴가내어 2박3일 일정으로 남해 여정을 잡았다. 서울에서 멀기도 멀어 무려 5시간이 걸리는 거리지만 서해안 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쌩쌩 기분좋게 잘도 내려 갔다. 고장난 에어컨 덕택에 찜통같은 더위 속에서 내려가야 했지만, 내려가는 동안 채은이도 잘 자주고, 와이프도 잘 참아 주어서 무사히 남해에 도착. 내려오니 하늘과 공기가 다르다. ◆ 남해의 입구, 남해대교와 충렬사 남해는 커다란 두개의 섬으로 되어 있는 지역이다. 나비를 닮은 모양인데 육지로 이어지는 곳이 두군데이다. 한곳이 광양, 하동에서 이어지는 남해대교 라인, 또 하나는 사천으로 빠지는 이른바 삼천포 라인이다. 서울에서 내려가면 대부분 남해대교를 통과하게 되어 있는데 대교라 하기에..

[남해여행-먹거리] 남해에서 멸치를 빼 놓고 무얼 말하랴

남해로 여행을 잡았는데 맛집을 찾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남해는 싱싱한 해산물 뿐 아니라 멸치라는 기가 막힌 특산물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동천식당: 멸치쌈밥을 처음 경험하게 해 준 곳 독일마을 내부에는 이렇다 할 식당이 없어서 찾아간 곳이다. 급하게 맛집만 검색해서 찾은 곳인데 알고보니 해물뚝배기와 김치찌게가 일품이라는 가게다. 이곳에서 급하게 멸치쌈밥을 시켰으니 촌놈도 보통 촌놈이 아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그냥 동네 식당 같은 느낌이지만, 나름 평가가 좋은 곳이기도 하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 멸치쌈밥은 1인분 만원이 남해의 공식가격이니 싼 곳을 찾으러 돌아다니거나 할 필요도 없다. 멸치쌈밥을 시켰더니 왠 탕이 하나 나온다. 엥? 하고 나름 머리를 굴려보니 아하.. 여기에서 멸..

[남해여행-숙소] 여행의 시작은 숙소 예약으로부터

좋은 날씨의 가을.. 떠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계절이다. 오랜 시간동안 힘들여왔던 프로젝트가 얼마 전에 끝났다. 계절도, 시기도 여행가기 좋은 타이밍이다. 어디로 갈까, 몇군데 알아보다 갑자기 남해로 방향을 잡았다. 서울과 멀다는 점과 바다가 있다는 점. 독일마을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가 이유 아닌 이유가 되었다. 모든 여행이 그렇지만 괜찮은 숙소를 잡는게 쉽지 않다. 호텔, 펜션, 리조트, 콘도.. 수많은 숙소들이 있지만 가격이 적절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쉴 만한 숙소를 찾기는 정말 어려웠다. 처음에는 펜션을 잡으려 했지만 가격편차가 너무 심하고 현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잡을 수는 없어서 비수기 싼 리조트를 중심으로 알아 봤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5만원~9만원 사이의 방을 두개 잡았는데 둘 다..

[쥬쥬테마파크] 동물친구들 보고 싶어~

이번달에는 추석이 있는데다, 회사일로 유난히 바쁜 한달이다. 주말과 추석도 반납하고 출근하느라 아이 얼굴을 많이 못봤는데, 밤마다 동물친구들 보고 싶다고 칭얼 댄단다. 일도 좋지만 하루쯤은 쉬고 동물원을 가볼까 찾아봤는데 지난번 다녀온 쥬쥬테마파크만한 곳이 없다. 서울대공원이나 어린이대공원은 너무 넓어 아직 아이를 데리고 돌아다니기는 무리인데, 여기는 넓이도 적당하고 동물도 직접 만질 수 있어서 다시 한번 선택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악어쇼로 관람을 시작해 본다. 그때는 너무 어렸었던지 이제야 악어가 무섭다고 난리를 친다. 하긴 악어 이빨이 닫히는 소리는 어른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니.. 지난번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끝나고 팁을 던지는 코너가 없어졌다. 반대 여론이 있었나보다.. 동남아 출신의 조련사들이 ..

[대궐글램핑&장수저수지] 새소리, 풀내음, 이슬 머금은 공기가 아침을 깨워 주는 곳

매주마다 이런저런 곳을 놀러다니지만 글램핑은 처음이다. 다른 가족과 함께 놀러 간 적도 한차례 밖에 없는 걸 보면 분명 이번 여행은 특별했다. 그러나... 너무 늦게 도착해서인가. 도착하자마자 음주로 바빴던지라, 당췌 뭘 찍은게 없다... 비슷한 또래의 오빠가 있어서 아이들끼리 잘 놀았던 것도 마음이 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진정 글램핑에 대해 제대로 살펴 볼 수가 없었다. 경사진 곳에 다닥 다닥 붙은 텐트가 펜션과 다른게 뭔가 싶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뭐가 좋은지 알겠다. 아침부터 새소리와 풀내음, 이슬 머금은 공기가 다르다. 침대, 따뜻한 바닥 같은 시설물들은 펜션처럼 편하고 주변 환경은 캠핑이다. 이거구나. 어제 술만 먹은게 아쉽다. 꽤 많이 마셨는데도 새벽같이 눈이 떠지고,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