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435

[박문양식장] 외지인에게는 난해한 식당

대하철이다. 남당항까지 내려가기는 좀 어렵고, 지인에게 추천받은 강화도의 박문 양식장을 찾았다. 새우 양식을 하는 곳인데 대형횟집 대여섯개 사이에서 3층의 건물을 오롯이 새우구이만 팔고 있는 집이다. 주차가 조금 불편하다. 가격 대비 새우도 많이 주기는 하지만 궂이 찾아와서 먹어야 할 만큼은 아닌 듯 하다. 가장 먼저 분위기. 이런 곳에서 한정식처럼 깔금한 걸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똑같이 왁자지껄하더라도 정도라는게 있다. 적어도 어디서 사야 하는지, 어디서 기다려야 하는지를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불친절한 건 아니고, 일을 할 줄 모른 달까. 뭔가 주문을 하면서도 얘네들이 과연 나에게 새우를 주기는 할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계속 확인하게 만드는 그런 곳이다. 익숙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외지인은 불편하게 ..

[모래내 영양센터] 삼계탕으로 해장하기

화끈한 불금을 보낸 아내의 속을 달래려 찾은 맛집은 영양센터. 옛날식 통닭과 뜨끈한 삼계탕이 일품. 이런식의 닭을 별로 안좋아하는 와이프도 의외로 삼계탕이 해장이 된다며 좋아한다. 바삭한 겉껍질이 고소한 통닭 역시 탁월한 선택. 오랜만에 먹는 옛날식 닭요리가 주말을 풍성하게 한다. 영양센터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 닭은 건강식이 확실하다.

[매드포 갈릭] 화려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곳

무려 10년 전 연애할 때 한번 가봤던 매드 포 갈릭. 패밀리 레스토랑이 하향세인 가운데 고급 레스토랑으로 나름 자리잡고 있는 듯 한데... 호텔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니의 가격대도 부담스럽고 가성비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런 저런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지만, 상품권 생기기 전에 일부러 오지는 않을 듯. 고르곤졸라 피자와 매운 해물 파스타, 그리고 마늘이 곁들여진 스테이크를 차려 놓으니 식탁은 화려하지만 정작 연남동의 즐비한 맛집보다 어색하고 부담스럽다. 마늘향이 향긋하긴 하지만 특별하지는 않다.

[하하] 짜장면을 먹으면 안되는 중국집

연남동이 요즘 핫하긴 하지만 원래 이쪽은 화교를 중심으로 중식당이 발달한 곳이다. 그러다보니 전통적인 강호들이 즐비한데 중식당 '하하'도 그 중 하나다. 여기에서 가장 유명한 건 가지튀김. 매콤한 껍질 안에 뜨거운 가지가 난생 처음 보는 맛이다. 특히 밥이나 술과 함께 먹을 때 그 맛이 훨씬 특별해진다. 볶음밥과 만두도 평균 이상의 맛을 내는 곳이라 먹다보면 다른 것들을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낮인데다 차까지 가져와서 술을 못하는게 무척 아쉽다. 자장면, 짬뽕이 있는지는 미처 못봤는데... 여기서 그걸 먹는 사람이 있을까.

[신북온천] 비가 쏟아질 듯한 날씨 속에서 온천 한바탕

계속되는 폭염에 신북온천행. 시설이 좀 후지기는 했어도 가격이 싸고 가까워 당일치기 물놀이에는 나쁘지 않다. 마침 비소식도 있었지만 비 맞으면 하는 물놀이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강행했다. 사람도 없고 좋지 않겠어? 웬걸, 지금까지 다녔던 중 가장 사람 많은 오늘이다. 유수풀은 유수풀대로, 파도풀은 파도풀대로 사람이 넘쳐나는 상황 속에서도 물에 있으니 마음이 편안하다. 아이만큼이나 유수풀 매니아인 와이프 역시 물 속에서 나올 생각을 안한다. 특별한 놀이기구 없이도 하루 종일 놀기에 모자람이 없다. 역시 주말계획이 애매할 때는 온천 만한 곳이 없다.

[북경출장] 이화원과 798거리

북경으로 1박2일 출장을 다녀왔다. 만날 사람을 만나고 전시회와 컨퍼런스를 둘러보는 빠듯한 일정이다. 날은 덥지만 공기는 괜찮은 편이다. 3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로 코피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통역에 따르면 1년에몇번 만나기 어려운 하늘이라고. 마침 전시장 옆이 이화원이다. 저녁시간까지 짬이 남아서 가볍게 산책을 한다. 서태후가 지어 올렸다는 이화원은 일종의 왕의 별장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인지라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서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하루를 보내야 하지만 오늘은 일정상 초입경만 깨작댄다. 중국에 대해 지저분하다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최근 문화개선 운동을 해서인지 길거리 담배도 많이 줄었고 실내 흡연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공원에서 웃도리를 벗고있거나 하는 사람도 없다. 담배는 한명이 피더라. 중..

[툭툭누들타이] 태국음식 절대강자. 최고의 똠양꿍

맛집 즐비한 연남동에서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툭툭누들타이.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 될 수준이다. 11시 오픈이지만 30분 전부터 줄을 서서 접수를 하고 있다. 맛집이라는 곳에 줄을 서 있으면 좀 꼴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지만 태국 느낌 풍겨주는 인테리어가 민망함을 가려준다. 똠양꿍 국수와 볶음국수. 둘 다 맛이 장난 아니다. 특히 고수향 깊은 똠양꿍은 새콤하면서 얼큰한 맛이 일품. 수타면 느낌나는 볶음면은 동남아 휴가 중 먹는 아침 깉다. 의외의 강자. 볶음밥. 동남아 음식 특유의 날아다니는 밥을 짠 피쉬 소스에 살짝 비벼 먹는다. 계란과 새우가 들어간 그냥 볶음밥 같지만 소스이 중독성이 강하다. 특별하진 않지만 계속 생각나는 요리. 간장과 마가린만으로 비벼 먹는 밥이 가끔 생각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팔당냉면] 냉면으로 고기를 싸먹고 싶을 때...

미사리의 카페촌을 지나서 5분 정도 외곽으로 나가다 보면 이 나온다. 팔당까지 가지 않았는데 나오는게 어색하기는 하지만,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되는 맛집이다. 설마 프랜차이즈일까 할 정도로 맛있다. 일단 기본 메뉴는 갈비와 함께 나오는 냉면인데, 먹다보면 육수와 고기를 계속 더 먹게 된다. 물론 팔도비빔면에 삼겹살을 먹어도 맛있는거 안다. 그렇지만 이곳의 고기와 냉면은 뭔가 특별하다. 특히 물냉면과 뜨끈한 육수가 다른 곳의 냉면과는 확실히 다르다. 냉면 맛있다는 곳은 많지만 여긴 진짜배기. 주말 식사시간때에는 웬만해선 차를 대기 어려울 것 같다. 처음 냉면과 고기를 같이 먹기 시작한 이는 천재일 듯...

[P.F Chang] 특징없고 고급진 차이니즈 레스토랑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서 나름 고급스러운 중식당을 표방하고 있는 PF Chang. 미국에 기반을 둔 체인 레스토랑인데 한국에서는 롯데가 제휴 형태로 브랜드를 차용하고 있다. 고만 고만한 음식들을 이것저것 내 주는 작은 코스를 주문했더니 올망 졸망하게 예쁜 음식들이 등장한다. 어린이를 위한 색칠공부 세트도 한개씩 제공되는게 인상적이다. 특히 로메인 국수가 입에 맞다. 그 외에 새우와 돼지고기 요리가 각각 시큼하고 매콤하게 나온다. 분위기도 그럴싸 하고 가격 대비 품질도 나쁘지 않지만 중국 요리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냥 독특한 아시안 식당처럼 느껴지는데 메인 요리가 없다보니 기억에 남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그런 저런 체인점으로 전락 중이라던데, 한국에서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중국요..

[봉평오일장] 맛있고 불쾌한 메밀국수, 감동의 빵프레

춘천을 거쳐 평창까지 2박3일의 여행도 끝이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 점심으로 봉평시장에 들른다. 마침 오일장이 섰다. 생각보다 시장이 크지 않다. 메밀의 고장 답게 곳곳이 메밀 음식. 맛집을 검색하면 여기저기 맛집이 뜨지만 메밀 국수라는게 다 거기서 거기니 큰 고민 없이 눈데 띄는 가게로 입장. 시장 안쪽 동선 좋은 사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남촌막국수다. 영원한 메밀 세트메뉴, 비냉+물냉+전병+지짐 코스를 시켜 놓고 하나하나 맛을 본다. 생각보다 굉장히 맛있고 메밀 특유의 맛도 좋다... 라고 하는데 머리카락이 나온다. 그럴 수 있지. 사장님께 부탁을 드리고 메밀지짐 하나를 교환한다. 머리카락이 또 나온다. 아무래도 메밀반죽에 문제가 있는 듯. 똑같은 머리카락이 두 번씩이나 나오니 신경쓰느라 맛도 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