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435

[아산 은행나무길] 단순함이 주는 설레임

아산에서 유명한 건 무얼까. 이것 저것이 있지만 가을의 아산을 상징하는 건 은행나무다. 5km가깝게 이어지는 은행나무길은 강변을 따라 현충사까지 이어진다. 마침 은행나무 축제 기간으로 도로를 막고 산책을 할 수 있게 해 놓았는데.. 막상 와보니 산책보다 드라이브가 더 죽여줄만한 곳이다. 창문을 열고 은행나무 길을 달리는 걸 상상해 본다. 강변에서는 국화축제가 함께 열리고 있다. 노란 색 국화가 강변을 따라 가득하다. 땅에 떨어진 국화를 모아서 쥐는 것 만으로도 즐거워 죽겠는가보지? 낭만에 흠뻑 취하고 있는 중이다. 양 옆에 나무가 서 있을 뿐인데 안정감과 한적함을 주는게 참 신기하다. 노란색 은행나무일 뿐인데..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은행나무일 뿐인데 이리도 설레게 만든다니.. 본격적인 축제 전 꼭, ..

[아산 지중해 마을, 멘야마쯔리] 느낌충만 속풀이 브런치

아산 시내에 접어 들어서 맛집들을 검색해 보면 지중해 마을이라는 곳에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산 도심을 연상케 하는 곳인데 지중해식의 하얀 건물과 지붕이 인상적이다. 옷가게나 악세서리, 초콜릿 같은 물품이 많은 곳인데 일부러 찾아갈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예쁘기로 하자면 파주의 프로방스 같은 곳들이 훨씬 낫다. 그래도 이런 저런 맛집들이 몰려 있는데다가, 분위기도 그럴싸 하다. 일본 라면 전문점인 멘야마쯔리도 그 중 하나. 마늘을 빻아서 그자리에서 넣는 방식인데 볶음밥과 라면 모두 맵지 않아서 아이 먹기가 좋다. 채은이도 정신없이 후루룩...오전 시간대에 가면 한적함과 느낌 있는 외식이 가능한 곳이다.

[도고 파라다이스] 유난히 기분 좋아지는 하루

1년에 두번 정도는 가게 되는 도고 파라다이스. 유난히 이곳만 다녀오면 피부가 좀 좋아지는 듯하다. 크지 않은 규모에 평범한 스파처럼 보이지만 뭔가 기분 좋음이 존재하는 곳. 실내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없어서 어찌 보면 서울 근교의 대형 워터파크보다 후진것 같지만, 그래도 태안이라는 장소가 주는 여행 느낌, 스파의 질이 주는 기분 좋음, 야간 유수풀의 한적함 등이 도고를 다시 찾게 만드는 것 같다. 바깥쪽에 있는 건강 스파들. 어느 스파나 있는 야외 온천탕이지만 도고의 것은 유난히 뼛속까지 뜨거움을 전달한다.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겨울철 야외 온천의 느낌을 가장 근접하게 보여준다. 도고에 오면 야외 유수풀을 적어도 대여섯 차례는 돌게 되는데 긴 동선 외에도 경치를 보는 ..

[대연 메밀터] 강가에서 따끈한 만두 전골 한 그릇

몽골 문화촌에 다녀오다 만난 메밀 전문점. 메밀 만두와 만두전골이 일품이다. 특히, 만두전골.. 유난히 뽀얗고 달달하다. 강가에 접해 있어 분위기 좋은 곳이지만 가격은 오히려 싼 편. 만두전골에 전병 정도라면 2만원에 세 식구가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산들 산들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메밀 맛이 어우러진다.

[남양주 몽골문화촌] 잠깐이지만 몽골 냄새 물씬...

남양주에는 몽골이 있다. 너른 평원과 기마병, 게르라고 하는 천막으로 연상되는 신비의 국가, 몽골. 주말임에도 한적한 곳이다. 여름에는 계곡을 찾는 이들로 몸살을 앓는 곳이지만 가을 햇볕 내리쬐는 때의 몽골 문화촌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즈막한 언덕을 오른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이국적인 느낌의 장식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왼쪽의 솟대처럼 생긴 건 '어워'라는 물건으로 일종의 서낭당 같은 개념의 것이다. 왼쪽은 '후르드'라는 것으로 역시 소원을 비는데 사용된다. 저 동그란 통 안에 소원을 적어 놓고는 기원하며 돌리는 물건이다. 언덕을 따라 게르들이 대여섯개 세워져 있고 자유롭게 안을 들어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멋진 전시품이 가득하지는 않지만 몽골의 전통 가옥처럼 꾸며 놓은 ..

[함박웃음] 일품 햄버거 스테이크

맛집 많은 대학로에서도 꽤나 맛있는 집. 햄버거 스테이크 전문점 '함박웃음'이다. 6개 정도 테이블의 작은 규모지만 반숙된 계란이 함께 나오는 햄버거 스테이크가 일품이다. 부드러운 카레도 맛있는데다 가격 또한 착하다. 가볍게 맥주 한잔을 곁들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곳. 이곳에서 저렴한 햄버거 스테이크를 썰고 있노라면, 다시 대학생이 되어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착각이 든다.

[낙산공원] 밤 냄새 물씬, 코끝을 간질이고

가을밤의 낭만을 만끽할 만한 곳이 여럿 있겠지만 낙산공원만큼 세상과 괴리되는 곳도 없다. 끔찍한 주차난에 사람들 바글바글한 대학로를 거쳐야 하지만 산위로 오른 후부터는 조용한 옛날 동네가 나타난다. 이곳이 이화마을. 예쁜 벽화들로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주민들이 관광객에 고통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옛날 교복을 입고 마을 곳곳을 누비는 젊은 아가씨들이 있는가 하면 유모차를 밀고 올라온 부부, 주차할 공간을 찾아서 좁디좁은 골목을 헤메는 관광객이 쓰레기 분리수거 중인 아저씨, 개를 산책시키는 할머니를 만나는 독특한 공간이다. 이제는 거의 사라져 버린 낡은 공간 속에서 느끼는 감성의 냄새에 취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런 곳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이화마을 골목골목을 따라 낙산공원으로 오르다 보면 예쁜 카페..

[용인 민속촌] 추석맞이 민속촌 나들이

유난히 긴 연휴였던 2016년 추석. 가족들 순회공연을 마치고도 3일의 긴 연휴가 남아있다. 추석다운 나들이, 민속촌이다. 무려 1시간이나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파 속에서 가까스로 민속촌으로 들어갔다. 아마 초등학교 때 와보고는 처음인 듯 하니 무려 25년 이상만에 오는 셈이다. 김영란법 만큼이나 복잡한 주문 절차를 거치는 식당에서 가까스로 끼니를 때우니 이제야 정신이 든다. 이곳이 민속촌이지? 아직 후끈한 날씨에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방향감각까지 겹쳐서 당황하고 있는 찰나. 나만 바라보는 두 식구의 눈초리가 무섭다. 어서 동선을 결정하지 못할까. 서낭당에 복을 비는 절차를 거치고 가까스로 방향을 잡는다. 이쪽.... 아니... 저쪽부터 가보자. 사실 방송에서만 보고 요즘의 민속촌은..

[태안 별주부 마을] 맛조개 10마리를 위해 천삽뜨기

태안에 있는 별주부마을. 별주부전을 테마로 꾸며진 체험마을이다. 그래서인지 바닷가 중간에 토끼를 업은 거북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주변엔 독살 체험장이 있다. 뻘이 단단해서 푹푹 빠지는 일 없이 쉽사리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의 목표는 맛조개 캐기. 대부분 무료로 뻘에서 캐지만, 유료 어장에서 하는 편이 잡는 요령도 듣고 여러모로 유리하다.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스웩~! 발에 걸리는게 조개에 소라게들이다. 부지런히 자신만의 어망에 담아 넣는다. 맛조개 캐기가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방포해수욕장에서 1박을 하면서 맛조개에 도전한 적이 있는데 단, 한마리도 못잡고 실패했었다. (보러가기) 그때는 맛소금과 삽만 가지고 무작정 뿌리고 파헤치기만 했는데 오늘 전문가에게 설명을 듣고나니 왜 헛진인..

[광명동굴] 땅 속을 걷는 산책로

음..한 3주 전쯤이던가. 아마 광복절이 낀 연휴일텐데, 더운 날씨, '광명 동굴'을 찾았다가 3km를 늘어선 대기 줄에 지레 놀라 돌아 왔었다. 그 이후 갈 일 없을 꺼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재방문을 하게 됐다. 그것도 그 날 1호 손님으로. 원래는 태안에 조개를 캐러 가기로 한 날. 물때표를 보고 늦지 않도록 달려가던 그 날. 그 물때표가 다음달거라는 걸 깨달은 그 순간. 광명시 인근을 달리고 있었던 건 운명이었다. 8시 30분. 광명동굴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동굴과는 달리 쇼핑몰처럼 넓게 뻗은 복도에서 그나마 동굴임을 알려주는 건 서늘한 온도다. 습기를 머금었지만 결코 불쾌하지 않은 서늘한 공기를 헤치고 동굴 여기저기를 쏘다닌다. 별것 아닌 동굴 구석..